2023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의 영예 <괴물>

최고들의 만남

괴물

괴물의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을 대표하는 뛰어난 감독입니다. 대표작인 걸어도 걸어도부터 가장 최근인 어느 가족까지 가족이라는 소재를 강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괴물을 통해 고레에다 감독은 커리어의 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 또한 일본 드라마계를 대표하고 있으므로 둘의 조합은 실패는 없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칸 영화제의 각본상을 받은 만큼 괴물은 저에게도 2023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인다

안도 사쿠라

괴물은 각 캐릭터의 시점을 가진 3장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장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우리는 다른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저 하염없이 이 영화를 따라간다면 “누가 괴물이지?”하는 생각뿐일 겁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이 열리고 나서야 하나둘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서스펜스를 설계한 사카모토 유지의 뛰어난 테크닉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야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할 괴물 찾기 놀이를 하던 저를 돌아보게 되었네요.

서로가 서로에게 괴물

미나토와 요리 (1)

1장에는 호리 선생의 관점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2장으로 넘어가고 나면 호리의 대한 진실이 나오게 되는데요. 미나토와 요리의 거짓말로 인해 정직 처분을 당한 호리는 오히려 둘을 감쌌던 청렴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렇듯 관점을 숨겨둠으로써 우리는 편향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고레에다 감독은 처음 괴물의 각본을 받아보고 나서 퍼즐이 순차적으로 딱딱 맞춰지는 것을 보고 사카모토 유지의 테크닉에 놀랐다고 합니다.

편향된 의식을 항상 일깨워야

나가야마 에이타
미노토와 요리 (2)

이처럼 관점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내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가까운 사람의 말만 듣고 확신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만 수렴하고 바라본다면 맹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하나의 사실 아래에서 각각의 사람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모두 괴물

아이들

현재 한국은 혐오의 시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뉴스 기사와 각종 SNS 댓글을 통해 서로 물고 뜯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편향적인 자세를 지양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성인들이 많은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원이라면 괴물은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되실 거라 확신합니다.

평가: 5/5